김혜인, 고려대학교 재학생
안녕하십니까.
고려대학교 사학과에 재학하고 있는 한 명의 학생입니다.
저는 오늘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지속적으로 부정하며 동조해 온 히브리대학교 교수 유발 샤니에 항의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오늘 이 강단을 내어줌으로써 집단학살을 묵인하고, 나아가 그 공범이 되기를 선택한 우리 학교에 유감을 표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먼저, 고려대학교의 재학생이자 역사를 공부하는 한 사람으로서 말을 꺼내고자 합니다. 사학과에 처음 입학하면 오리엔테이션에서부터 선배들은 다시금, 우리 학교가 일제강점기라는 식민 지배의 시기에 당당한 민족교육기관으로 설립되었다 말해줍니다.
이와 같은 우리 학교가 만들어진 그 뜻에는, 학문은 불의에 맞서 저항해야 한다는 신념, 혹은 그렇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어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교육만큼은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지가 담겨 있었을 것입니다. 학문이 정치나 윤리의 문제와 불가분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이 있었을 것입니다.
오늘날의 호화로운 강의실과 그럴듯한 학술대회를 바라보고 있자면, 이런 출발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우리 대학의 시작이었고,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입니다.
오늘 고려대학교는 유발 샤니 교수를 초청함으로써, 그 모든 가치를 스스로 저버렸습니다. 지식을 통해 정의에 봉사하기는커녕, 지식과 대화의 이름으로 불의를 은폐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의 대학들을 파괴해 온 이스라엘을 옹호함으로써, 교육과 배움의 지속 자체를 가로막는 행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유발 샤니의 ‘자신은 단지 학술을 할 뿐이다’라는 무책임한 주장을 옹호함으로써, 그 대단한 120주년 전에는 너무나도 자명했던 학문과 윤리의 관계 역시 외면하고 있습니다.
오늘 팔레스타인에는 더 이상 대학이 남이있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폭격과 파괴 속에서도 어떻게든 임시적인 방식으로 배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대학이 이런 현실을 보고 반성하기를 바랍니다.
최소한, 집단학살에 맞서 싸우지 못하더라도, 그것을 지지하거나 정당화하는 일만큼은 하지 않는 최소한의 양심을 갖추기를 바랍니다.
이 모든 실망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학이 여전히 배움의 공간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구호 제창으로 발언 마무리하겠습니다:
고려대는 이스라엘 전쟁범죄 동조자와 학술협력 동결하라!